‘통장 쪼개기’란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통장 쪼개기란 재테크 방법 중 하나로 용도에 따라 몇 개의 통장으로 나누어 돈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돈을 운용하면 따로 가계부 작성을 하지 않더라도 지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필자 역시 작년 겨울, 생활비통장에서 지나치게 많은 돈이 빠져나가 배달음식을 과하게 시켜 먹었음을 추적해냈다. 다음 달에는 해당 사안을 반영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렸다.
재·보궐 선거를 치르고 나서, 나를 대신할 대표자를 뽑는 중대한 문제에 있어서는 어떠한 과정을 거치고 있었는지를 반추해본다. 후보자가 내건 공약을 분야별로 나누어 비교하고, 임기 후의 공약 이행률을 평가해 다음 선거에 반영하고 있는지!
평생 숱한 투표들을 해왔지만 후보자의 공약을 정책별로 꼼꼼히 비교·평가하여 따져보고 그 이행 정도를 다음번 선거에 반영해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반성한다.
후보자 선택의 기준은 유권자별로 상이하다. 개인의 능력·평판을 보거나 어느 정당 소속인지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후보자들이 내건 분야별 공약들을 내 가치관과 비교하고, 당선자의 공약 이행 정도를 체크하는 과정을 거치기는 쉽지 않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는 후보자가 제시하는 공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권자의 관심을 얻지 못한 공약은 제대로 시행될 리 만무하며, 그렇게 되면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정책이 실패로 귀결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말뿐인 공약을 방지하고 사회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 스스로가 똑똑해져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006년부터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선거에 임하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유권자에 대한 계약으로서 구체적인 목표, 이행방법, 이행 기간 등을 명시한 공약)를 도입하여 시행해오고 있다.
매니페스토 평가 기준으로는 공약의 구체성(Specific), 검증 가능성(Measurable), 달성 가능성(Achievable), 타당성(Relevant), 기한명시(Timed)의 5가지가 있는데 이를 영어 첫 글자를 따서 스마트(SMART)지수라고 한다.
중앙선관위 정책·공약 알리미 사이트(http://policy.nec.go.kr)에서는 최근 선거의 정당 및 후보자·당선자의 공약을 확인할 수 있다. 후보자별 공약을 비교하고,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가 모여 당선된 대표자가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여 스마트한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데에 일조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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